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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에도 있고, 우리 나라 각 지역 민담, 설화에도 등장하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오르페우스는 아폴론에게 하프를 배워 지상 최고의 음악가이자 시인으로 명성을 떨친다. 그가 연주를 하면 목석도 춤추고, 맹수가 잠잠해졌으며, 거친 폭풍이 가라앉았다고 한다. 그런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독사에게 물려 죽고 만다. 오르페우스는 슬픔에 잠겨 그녀를 구하기 위한 방법에 몰두했고, 명계를 찾아가 명계의 왕 하데스를 하프 연주로 감동시켜 아내를 데리고 돌아온다. 지상에 도달할 때까지 아내를 돌아보지 말라는 하데스의 명령을 어긴 오르페우스는 결국 영원히 아내를 잃어버리고 만다. 








우리나라 전라북도에 내려오는 한 설화를 참고해보도록 하자. 장자눞이란 이야기인데, 이 역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이 등장한다. 옛날 장자라는 큰 부자가 살고 있었고, 그 집에 중이 시주를 왔다. 그런데 장자는 쇠두엄을 담아주었고, 그것을 본 며느리는 장자 몰래 쌀을 퍼다 중에게 주고 사과했다. 그러자 중이 자신을 뒤따라 오라 명했고,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 일렀다. 하지만 얼마 후 뒤에서 벼락이 치고 땅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집이 큰 연못 속에 가라앉아 있는 걸 보고 말았다. 


그 며느리가 금기를 어겨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이야기에 담겨 있지 않았지만, 이처럼 '무엇인가를 보지 말라'라는 금기는 다양한 나라 민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거리다. 









'절대 보지 말라'라는 금기가 스트라이샌드 효과라 불리게 된 일화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이며 사회운동가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한 소식을 들었다. 그건 미국 사진작가 케네스 아델만이 캘리포니아 해안 기록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신의 집을 상공에서 촬영했다는 사실이었다.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안 절벽에 위치한 스트라이샌드 저택은 자신의 집이 촬영된 사진을 사용하지 말 것으로 아델만와 픽토리아닷컴에 정식 요청했다. 하지만 자신의 집을 촬영한 사진들은 삭제되지 않았고, 5000만 달러 규모의 법정 소송을 걸게 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스트라이샌드의 저택이 찍힌 사진을 다운받기 시작했고, 인터넷 곳곳에 퍼지고 만다.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 문제가 된 사진이 다운로드 된 횟수는 6번에 불과했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난 뒤에서는 아델만 웹사이드 방문자 수가 한 달간 42만명에 달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삭제하려 시도하다 오히려 더 큰 이슈를 일으키며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라이샌드 효과 이면에는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보지 말라'는 금기에 대한 인간 본연의 욕구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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