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8화까지 추리한 내용

오랜만에 TV에 등장한 스릴러 드라마가 좋은 연출과 각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워낙 주목 받지 못한 장르라 시청률이 안 나오고 있는데요, 근래에 본 드라마 중 완성도는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상 미묘하게 긴장을 놓치 못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큰 의문점은 누가 문근영의 누나, 김혜진을 죽였을까 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밝혀진 정보로 범인을 추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범인인 듯 한 인물들을 제시하곤 그들을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긴장감을 조절해왔습니다. 처음엔 변태 아가씨, 그 다음엔 해원철강 회장 아들 서기현에게 의심을 주었다가 범인이 아닐 것이라는 정황을 제시하며 또 다른 인물에게 시선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완벽하게 용의선상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김혜진을 죽인 건 아무래도 해원철강 식구들일 것입니다. 해원철강 대표인 서청원, 그의 아내 윤지숙, 그리고 문근영을 아치아라 마을로 불러들인 윤지숙의 배다른 여동생 강주희. 그리고 마을 주변으로 무대를 옮긴 연쇄살인의 그림자까지. 이전까지는 극의 중심부로 다가오지 않던 윤지숙의 여동생 약사 강주희가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더 큰 사건의 실마리를 풀 캐릭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어떤 행동과 말을 보여줄지 주목해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자료들에 따르면 윤지숙 역을 맡은 신은경이 죽은 김혜진의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혜진이 자신의 친엄마를 찾기 위해 아치아라 마을에 찾아왔다고 했는데,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했으니까요. 이 핵심 사안이 풀리며 숨겨져 있던 캐릭터들의 갈등이 수면으로 드러나며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진의 유품? 병원기록?에서 '모계확인'이라는 DNA 분석 결과가 나왔었는데요, 아마도 김혜진이 윤지숙의 딸 김유나의 DNA를 체취해 자신의 DNA 기록과 대조시켜 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계가 일치한다는 건 어머니가 같다는 뜻, 바로 윤지숙이 어머니임을 가리키는 증거인 것이죠.

김혜진은 의도적으로 해원철강 가족에게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의도가 선의만은 아니라는 사실은 다들 짐작하고 있을 텐데요, 왜 그녀가 의도적으로 해원철강 가족에게 접근했느냐가 또 하나의 포인트입니다. 미루어 짐작해보자면, 김혜진은 윤지숙을 찾아가 자신이 당신이 버린 딸임을 밝히지만 윤지숙은 그 사실을 부정하고 내쳐 버리고 맙니다. 당시 김혜진은 아버지를 모르는, 혹은 알려져선 안 될 남자의 아이였고, 윤지숙은 그 과거를 숨겨야만 했던 것이죠.

김혜진은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맨 어머니가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에서 크게 상실감을 느끼고, 쓰레기 중의 쓰레기로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김혜진은 윤지숙을 괴롭히기 위해 해원철강 가족에게 접근했고, 그 사실에 분노한 윤지숙은 미술학원에서 필요 이상의 과격한 몸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남편의 바람 이상의 감정이 폭발한 것이죠. 그건 김혜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문근영이 아치아라 마을로 오게 된 건 윤지숙의 동생 강주희가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그녀는 윤지숙과 사이가 좋아 보이지만, 이면에는 엄청난 욕심을 품고 자신이 모든 걸 가지려 하는 언니 윤지숙을 견제하기 위해 문근영을 끌어 들인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문근영을 이용해 윤지숙을 찍어내려는 것이죠.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해원중고교를 손에 넣고, 자신의 애인 남기원 미술선생을 학교에 붙잡으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아직까진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은 드라마를 푸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온 변태 아가씨가 연쇄살인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 또 연쇄살인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소 형님과 접촉하며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사실 박순경은 뭐 저래 싶을 정도로 김혜진의 죽음을 연쇄살인과 결부시키려 했는데요, 이게 극의 반전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해원철강 가족들중 서청원은 김혜진을 회유하려다 실패하고, 윤지숙도 김혜진을 눈엣가시로 여겨 어쩔까 하다가 우연한 사고에 휘말려 연쇄살인의 시발점으로서 김혜진의 죽음이 작용하는 것이죠.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 얽힌 해원철상 가족들은 이 사건을 숨기고만 싶어 하는 것입니다. 

16부작인 마을 아치아라의 비빌은 8부까지 절반을 돌았습니다. 극은 점점 더 긴장감 높은 사건들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일까,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