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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의 타이밍이 애니메이션으로 극장에서 개봉한다. 제작기간은 어언 5년. 원래 5년 씩이나 걸리는 걸까 싶긴하다. 사실 만화 원작이 있고, 원작자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으니 이야기를 어쨌든 손보기는 어렵지 않겠으며, 작화가 개망이긴 하다만 그건 애니 감독이 붙어서 작화스타일 잡고 뺑뺑이 돌리면 될 일인데. 사실 너무 오래 걸린다, 이번을 계기로 웹툰의 애니화가 좀 더 전문화 되서 더 다양한 작품들이 선 보일 수 있길 바란다. 







강풀의 이번 무빙은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는데, 그 전작들이 대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 타이밍 시리즈지만 볼 때는 정말 마음 졸이면서 봤던 기억이 어렴풋 난다. 그에 반해 무빙은 스토리의 밀도도 낮은 편이고, 액션을 표방했다고는 했는데 타이밍류가 더 액션 같았다. 스릴러 장르적 긴박감과 공포감이 잘 살아나 액티브한 느낌을 잘 살렸기 때문에 큰 액션 장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액션 만화 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타이밍은 강풀유니버스의 핵심 세계관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중에 시간능력자들과 무빙의 능력자들이 얽히면 무슨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감이 안 오지만 시간을 다룬다는 건 그만큼 대단한 능력이다. 특히 시간을 완전하게 멈추는 타임스터퍼의 능력이 가장 부러웠다. 타임스토퍼를 포함해 3명의 시간능력자에 저승사자까지 합세했는데 악당 놈 하나에게 개박살이 나다니....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던 거 같은데, 사실 결말에 이르는 마지막 사건은 굉장히굉장히 찜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악당의 완전한 승리로 결판났던 것으로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근데 정말 거짓말처럼 너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악당이 승리했던 그 찜찜함만이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타이밍의 후속작인 어게인도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보긴 봤는데. 볼 때는 재밌긴 재밌었을 텐데 참 너무 기억이 안나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따뜻한 이야기지만, 철학적인 이야기까진 아니기 때문이겠지.







아무튼 강풀의 타이밍이 좋은 선례를 남겨 괜찮은 웹툰들이 극장에 걸리고, 그래서 시장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창작자들도 먹고 살기 좋아지고 일본 애니를 보면서 환호하는 것처럼 국내 애니를 보고 환호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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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은 미국의 지성으로 불리던 여성이다. 평론가이며, 작가였던 그녀는 몇 권의 사회과학 서적을 남겼다. 그녀의 예술론이 담긴 해석에 반대한다, 그리고 그녀가 내내 중요한 소재로 다루었던 사진-이미지에대한 사진에 관하여, 현대사회 사람들이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태를 되짚어본 타인에 대하여다.






해석에 반대한다의 뜻은 문화예술의 권력을 차지한 이들이 본래 작품의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되도록 만들고, 또 그게 비싸고 값어치 있게 만든 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예술권력은 한층 더 공고해지고, 예술에 담겨야 할 본래 내용들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해석으로 예술을 바라보는 건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은 애초에 여러 갈래로 해석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관하여는 사람들이 사진을 객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관적이며, 사진을 찍는 이의 해석이 이미 내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진을 모고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지도록 사실을 왜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다루어져 온 수많은 사진과 영상들이 그러한 사실을 뒷바침하고 있다. 또한 관객들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찍어낸 사진을 보며 그게 현실이라 믿고, 사진에 대해 도덕적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그걸 현실이라고 믿어 버린다. 실제 감각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은 사진을 중심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쟁으로 인해 끔찍한 상처를 입은 사진들을 나열하며 사람들이 느끼는 도덕 감정에 대해 말하고, 그것이 가진 순기능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진들은 조작된 경우도 많았고, 사실 진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진 않는다. 사진은 그렇게 지구 어딘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내가 알고 있는 일처럼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지에 대해 도덕감정을 갖지만 현실에 대해 도덕감정,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놓아져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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