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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해 괘 인기를 끌었던 영화가 있었으니, 킹스맨이다. 킹스맨의 주된 내용은 인간을 지구 상에서 절멸 시키려는 제2의 노아의 홍수를 계획하는 악당을 영국의 잘 빠진 시크릿에이전트들이 물리치는 내용이다. 영화는 아주 키치하고 잔인한 내용에 비해 가볍고 우습게 표현해냈다. 






극장에서 내가 뜨악했던 부분은 악당의 본거지에 잠입한 주인공 일행이 기계를 조작해 악당 소굴에 모인 전세게의 지도자들 머리를 날려버리는 씬이다. 사람들의 머리가 터져나가는 장면은 마치 폭죽이 터지듯 표현하고, 우스꽝스러운 음악을 깔아놔 극장에 모인 관객들이 와하하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난 그 때 정말 무서웠다. 사람들의 머리가 터져 나가는데 사람들은 재밌다고 깔깔대고 있는 것이었다. 








인간은 타인에 대해 공감할 수 잇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있다, 인간은 오랜 기간 피를 흘리는 역사의 반복을 통해 그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고 아이들에게 강제로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감의 능력이 높아진다고 하여 인간 본성의 잔인함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배운 교육을 통해 본성을 다스릴 수 있는 이성의 능력을 키워내야 한다. 









그 때 그 웃음은 인간의 본능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성적인 것이라고 보기엔 상황이 너무 키치했다. 그리고 내가 더 무서웠던 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아이들에게 타인에게 공감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금씩 무뎌지고 무뎌져 지금은 니가 살아 남는 것이 최선이라는 명제를 주입시키고 있다. 


기생수는 인간을 먹어 치우려 한다. 지구 상에서 인간이 사라졌을 때의 모습, 인간이 주도권을 놓친 모습을 상상했을 때 지구는 더욱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이아 이론'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더러 있었으나 이처럼 대중들 사이를 파고들고 있는 건 분명한 신호라고 여겨진다. 사람들은 사람들 스스로 더 이상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가치가 아니라, 생존이 목적이다. 더 많이 먹고, 약한 자를 지배해 자신의 안위를 보존하고, 쾌락을 탐미하려는 본능에 충실한. 그런 생존말이다. 









기생수의 주인공은 인간을 구하려 기생수를 찾아내 없앤다. 그건 인간의 입장에서 휴머니즘으로 부를 수 있지만, 기생수의 입장에서는 학살, 살인일 뿐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생물을 죽이고 있는데 왜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정말 지구가 만들어 논 에코시스템을 부수고 있는 '기생충'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태어났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 때문에 다른 생물의 생명을 빼앗는 걸 합리화하고 있다. 동일하게 다른 생물이 살기 위해 인간을 죽인다면 인간은 그 생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비난할 수 없다, 그저 자연의 투쟁만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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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제들이 누적 관객 400만을 넘어서며 비주류 장르물로서 주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김윤석, 강동원이라는 두 걸출한 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면, 400만을 넘긴 힘은 단연 영화 자체의 재미에 있습니다. 





사실 '퇴마물'이 비주류 장르처럼 다뤄지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꽤 많은 팬층을 가지고 있다, 흥미를 가진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퇴마록을 추억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미드물에서도 악령이나 귀신과 다투는 미드물들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해줄 작품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검은사제들이 이렇게 대사를 쳤다면 망했을 것입니다. 


김신부 "부사제, 빨리 성수를 뿌려."

최부제 "서, 성수! 에이잇."

악령 들린 소녀 (성수에 맞은 자리가 치이익 타면서)"으아아악, 이건 성수."

김신부 "그래, 교황청에서 직접 가져온 성수다!"






퇴마의식을 두루뭉술하게 다루고, 일반사람들도 알만한 성수, 십자가, 성경 이런 걸 가지고 알만한 방식으로 구마의식을 행했다면. 또 구마과정에서 '액션', '판타지'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사제들이 날라다니고 악마가 괴이한 초능력을 사용하고, 번쩍번쩍 불이 빛났다면. 검은사제들은 실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정말 오랜 시간 자료를 준비하고, 설정을 했다는 걸 느끼게 해줬습니다. 김신부와 최부제가 구마의식을 하기 앞선 그 때, 먼저와서 무속인이 악령을 쫓기 위해 굿을 하고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괴이하다면 괴이할 수 있는 장면이 '우두'를 매고 굿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속인이 김신부에게 "우두도 안 돼, 뱀이야 뱀"이라고 말하자 "아니 저건 수컷이라니까"라고 김신부가 대사를 받았습니다. 단순해보이지만, 이 짧은 대화 안에서 꽤 많은 자료들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부제가 성수를 꺼내 놓을 때 병마다 각각의 이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성수 하나로 퉁치는 것이 아니었죠. 그리고 기도문을 외울 때도 가톨릭 정통 기도문을 외우고, 라틴어와 중국어를 사용하는 점도 주목할 점이었습니다. 작은 방안에서 일어나는 구마의식이고 굉장한 역동성도 없었지만, 이런 디테일들이 영화적 재미를 한층 살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욕심을 낼 법도 했는데, 구마의식을 아주 정적으로 처리했던 점이 이 영화의 특별함을 부각시켜준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김윤석은 소녀에게 계속 손을 얹고 기도를 하고, 질문을 반복할 뿐 거창한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최부제도 악마에게 홀리는 장면을 제외하곤 기도물을 외우고 정해진 의식을 경건하게 행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거창함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최부제가 행하는 의식의 디테일이 정적인 장면을 독특하게 만들어준 키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 악령 씌인 소녀 역을 맡은 박소담의 연기였습니다. CG가 입혀지고 분장이 입혀졌겠지만 그녀가 보여준 악령의 모습은 보는 내내 관객을 압도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기대를 보낼 만큼 훌륭한 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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