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주말 방송된 동물농장의 <게잡이 원숭이 삼순이>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1년이나 함께 기른 삼순이는 멸종보호종으로 지정된 사이테스 2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인이 기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가족과 생이별하고 김해 어디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이 이야기를 본 많은 시청자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삼순이의 행동은 사람과 같았고, 아이처럼 귀여웠다. 그런데 헤어져야 하는 것이다. 삼순이를 외국에서 구해와 11년이나 기른 주인남자는 삼순이를 보내기 전날 밤 삼순이 앞에서 통곡을 한다. 아주 서럽게 울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프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동물이라도 11년이나 같이 살았으면 그 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물며 사람처럼 구는 원숭이인데. 그런데 그냥 그렇게 헤어져 버렸다. 시청자들은 동물농장이 방송을 위해 법을 들먹이며 생이별을 연출했다고, 삼순이와 삼순이 가족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난했다. 








이런 원성에 기름이 부어진 건 인터넷에 공개된 삼순이의 사진 때문이다. 사진 속 삼순이는 정말 말랐고, 주인집에서 가지고 온 분홍색 거울을 꼭 쥐고 있었다. 그리고 갸날프게 잠을 자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다른 원숭이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집에서 가져온 거울과 인형, 이불만을 끌어안고 밥도 잘 못 먹으며 지낸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사람만을 보고 자란 원숭이에게 본능을 찾으라며 동물원에 처넣는다고 평생에 걸쳐 배운 게 하루 아침에 사라질리 없다. 동물농장이 보여준 삼순이의 모습도 원숭이의 본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삼순이는 사람과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이었지만, 이젠 동물원의 쇼윈도에 갖힌 이름 없는 원숭이 한마리에 지나지 않게 됐다. 









마치 모든 걸 -조금은 슬프지만-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놓고 자랑스러워 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그래서 우린 어쩔 수 없었어란 자세를 고수하는 동물농장에 비난이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그들 스스로 증명했듯 실제 멸종위기종을 맡아 관리해줄 시설이 없다, 그냥 기르던 사람이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멀리까지 보냈다. 받아주는 곳이 그곳뿐이었으니까. 삼순이를 보낸 제작진은 어짜피 자기 일이 아니니 그러려니 할 수 있겠는데, 삼순이를 보낸 가족들의 모습에서 너무너무 큰 슬픔을 느낀다. 인간은 이렇게 잔인하단 걸 보고 슬프지 않을 수 없다. 








동물농장 제작진은 삼순이가 논란이 되자 시청자게시판에 해명글을 올렸다. 요약하자면, 법대로는 개인이 키울 수 없고, 여차저차 주인집도 삼순이 못키우겠다하고, 삼순이 맡아주겠다는 곳이 거기 밖에 없어서 보냈으니까, 동물농장에 애정어린 조언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라고 한다. 제작진이 동물을 사랑하겠지만 앞서 말했듯 남의 동물이고, 돈 받는 일이며, 사람이도 아닌데 그들에게 별 다른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삼순이 가족이다. 








지인의 집은 최근 아이가 생겨 정신이 없어졌는데, 오랫 동안 기르던 고양이를 어떻게 할 수 없을까 고민이라고 했다. 하루는 방충망을 뚫고 나간 걸 전혀 몰랐다가, 퇴근한 아버지가 놀라 밖에 나가 봤더니, 나갔던 창문 밑에 다소곳하게 앉아 있더랬다. 한 때는 사랑을 받으며 지냈을 텐데 찬밥이 된 거다. 


아마 삼순이도 마찬가지였을 테다. 그래, 그 집에 사정이 있을테지. 11년 동안 한결 같을 순 없으니까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 삼순이를 기르기 어렵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동물은 중요한 순간 후순위가 된다. 캣맘 열풍이 생겨 고양이 집사가 늘어난 것과 정확히 비례해 유기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를 버리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사람들은 참 잔인하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