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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정치, 문화계 거물급 인사들이 미투로 설자리를 잃었다. 옛영광을 누렸던 10년 전 정치인 정봉주도 이름을 올릴 뻔했다. 사건의 결론이 확정된 건 아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며칠간 정봉주가 준비한 기자회견 내용은 프레시안을 옴싹달싹 못하게 만들 게 보인다. 프레시안에서 더 이상 준비한 기사가 없다면 패배를 인정해야 할 상황이다.


정봉주는 현재 이도저도 아닌 자연인이다. 복당 신텅이 받아질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서울시장에 출마한다 해도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 의문인 상황이니까. 본래 정치인 신분을 회복하기 위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 왔을 터인데, 이 때를 기다려 프레시안에서 정봉주 성추행 의혹을 단독 보도한다. 사족이지만 JTBC가 하듯 그놈의 단독 타이틀 좀 떼었으면.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몇 시간 앞둔 시점 터진 기사로 인해 기자회견은 급히 취소된다. 그림은 정봉주가 내뺀 것처럼 보이는 상황. 연이어 터지는 미투에 정봉주마저 휩쓸려 가는 듯 보였다. 오늘 정봉주의 사건을 종합한 기자회견이 있기 전 반박한 내용에 대해 프레시안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사건을 최초 보도한 서어리 기자의 후속보도는 사건 정황과 시간이 확정되지 않아 기사의 신뢰성에 타격을 받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이지만, 증거라고 제시한 A씨가 남자 친구에게 보낸 메일이라는 게 보고도 이상하다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었다......


이번 미투 운동의 중요한 매개체는 SNS와 언론이다. 언론을 통해 최초 성폭행, 서추행 사건 고발이 이뤄진 파급력 큰 사례도 있지만, 크고 작은 미투 사례가 SNS를 통해 알려졌다. SNS의 내용은 언론에 실려 파급력을 갖고 여론을 형성했다.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 SNS의 발달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미투 운동이 불가능했겠지만, 언론의 적극적인 호응이 없었다면 역시 미투 운동이 지금 같은 영향력을 갖진 못했을 것이다. SNS와 언론의 전달로 수많은 사람들이 호응했고, 피해자가 용기내어 등장했다. 이는 법적 처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정봉주 성추행 의혹이 보도된 시점에 여타 언론은 프레시안의 보도 논조를 그대로 가져와 또 다른 미투 사건으로 적극 보도한다. 당시 대응책을 준비 못한 정봉주는 알아보겠다, 그런 적 없다는 말을 했고 이는 사건을 더욱 크게 부풀리는 효과를 냈다. 사건 초기 프레시안의 보도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던 언론들은 정봉주 해명 기자회견 이후 프레시안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180도 선회한다. 어짜피 취재는 않고 받아쓰기 급급한 기레기들의 향연이 또 한 번 펼쳐졌다.


탄핵 국면에서 큰 역할을 한 JTBC는 당사자의 반박을 여러 차례 뒤짚는 기사를 내보내며 적을 농락했다. 철저하게 준비된 기획보도였다. 무슨 카드를 숨기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상대를 긴장하게 만들었고, 숨긴 카드의 무게감이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의 연속 보도와 이를 옹호하는 프레시안 내 기자들의 보도는 준비된 게 아무 것도 없었음을 시인하는 꼴을 보인다. 간단한 검증도 안 한 걸 보면, 터트리면 알아서 상황 종료될 거라고 믿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제2의 피해자가 등장할 거라고 당당하게 믿은 걸까.


이제 자연인에 불과한 정봉주가 보여준 며칠 간의 '취재력'은 언론사 프레시안의 취재력보다 뛰어났다. 사건 의혹이 있던 7년 전 23일, 24일 행적을 밝힌 정봉주의 모습이 원래 프레시안이 보여줬어야 할 모습이다. 정봉주의 기자회견 내용이 거짓이라면 프레시안이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반박하면 된다. A씨가 고통 받고 있다는 호소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아마도 이제서야 부랴부랴 사건을 취재하고 있지 않을까.


이번 사건의 결론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으로는 언론사로서 프레시안은 폐간을 종용 받을 만큼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크고. 지인 취재로 검증 없이 사건을 터트린 서어리 기자 개인도 펜을 꺾게 될 것이고. 역사적인 한국 미투 운동 페이지에 큰 오점으로 남는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숱한 음모론이 생기는 바, 여러모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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