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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락의 대부 이승열이 정규 5집을 발매했다. 앨범명은 <SYX>.


정규 앨범은 다섯 번째이지만, 이름은 '식스'다. 지난 4집도 앨범명은 'V'였다.













이승열은 이번 앨범에 들어가는 모든 악기를 집에서 스스로 연주하고 녹음했으며, '원맨밴드 레코딩 (One-Man-Band-Recording)', '원테이크 레코딩'이라 할 수 있는 '홈 프로젝트'로 이번 앨범을 완성하였다.







track.1  Asunder


동요 같은 피아노, 별 바다와 회오리를 오가는 신스팝, 속삭이다가 휘몰아치는 코러스. 멀리서 지글거리는 클럽 비트. 급작스레 잦아드는 구성이 드라마틱한 첫 음악. 로맨틱하지만 러브송은 아니다. 시간 앞에서 사랑마저 변질되는 것에 대한 씁쓸한 회고가 담겨있다. 소중했던 의미가 무의미한 소음이 되는 무상함을 표현한 대목에 등장하는 'Sound And Fury'는 셰익스피어와 포크너에서 가져온 것이다.



track.2  A Letter From


물기둥 같은 피아노, 포말처럼 흩어지는 드럼이 주도하는 발라드. 여울지는 노래엔 신실하고 절박한 기원이 담겨 있다. 4.16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들을 아프게 기리며 역설적인 꿈을 담은 그의 서신이기도 하다.



track.3  Amore Italiano


어반 블루스 풍의 세련된 러브송. 반짝이는 드림팝 사운드와 건조하고 차분한 패턴의 일렉트릭 기타가 비 오는 날, 잿빛으로 젖은 도회지를 연상케 한다.



track.4  Ave


그의, 그 다운 댄스 록. 물그림처럼 일렁이는 일렉트릭 기타가 운을 떼자마자 강력한 드럼비트와 일렉트릭 기타가 질주한다. 간간이 등장하는 중동 풍의 스트링은 지하 클럽이나 스타디움에 어울리는 감상의 공간을 먼 이국으로 옮긴다. 진지한 가사가 거북스러워 일부러 장난을 쳤다는 가사는 필독.



track.5  Come Back


의뭉스레 늘어지는 블루지한 기타, 체념과 여흥이 반반씩 밴 이승열의 노래는 사뭇 타령조다. 서던 블루스의 색이 완연한 전반부가 중반부의 챈팅으로 넘어가면서 '이곳'의 유희가로 바뀌는 대목이 묘미다.



track.6 Feel Your Body Move

앨범 발표 전 공연서부터 이미 사랑을 받아온 '유희가'. 퍼즈 톤의 기타 위에서 고운(?) 팔세토 보컬과 귀기 서린 전자음이 빙글빙글 돈다. 노이즈와 고딕풍의 분위기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축제의 서가 될 수도 있다.



track.7  Love For Sale

어둠, 혼탁, 혼미 속에서 저 나름의 빛을 가진 소리들이 펼치는 향연. [SYX]의 주된 정서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에 가장 부합하는 음악일 것이다. 일렉트로니카와 노이즈가 빚어내는 어둡고 황홀한 멀미 역시 그에 가장 부합하는 여운일지도..



track.8  To Build A Fire


알래스카 설원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포착한 잭 런던의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그래서 바다에서 시작해 눈 속에서 맺는 로드 무비 음악처럼 느껴진다. 눈보라 같은 엠비언트 사운드, 그 위에 타오르는 한 점 불꽃같은 기타, 읊조림과 울부짖음을 오가는 노래까지, 단출한 악기 편성으로 빚어내는 광활한 미니멀리즘.



track.9  노래1

마지막을 장식하는 엠비언트 팝 발라드. 반생을 함께 한 음악 앞에서의 다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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