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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이 개봉했다. 개봉했다? 개봉했다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건 사실 영드 TV판으로 제작된 외전 격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저 드라마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지 지금 CJ가 광고하듯 '셜록'이란 개별적인 작품이 아니다. 후기를 봐도 영드 셜록인줄 모르고 뭔 소린지 모른 채 상영 시간을 참아내거나 중간에 나가 버린 예도 허다하다고 한다. 



CJ가 이걸 호기롭게 극장에 건 이유가 있었다. 생각보다 잘 나가고 있다. 극장용 필름을 사온 게 아닐테니 본전은 뽑고도 남지 않았을까 싶다. 셜록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대한 말랑꼴리한 팬덤에 정확하게 소구했다. 이건 배급사의 승리이긴 하지만, 정말 구리긴 구리다. 스크린 수를 그렇게 많이 확보하고 마케팅을 했으니 어느 정도 사람이 몰릴 수밖에. 이번에도 역시 대형 배급사가 영화관을 점령하면서 벌어지는 폐해의 한 사례로 남을 것 같다.










셜록은 시즌이 지나갈수록 그냥 정신병자가 되어 가고 있다. 편집증 환자에다가. 그걸 인간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하고 싶은 영드 셜록 매니아가 있을지 모르지만 점점 원작 셜록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영드에서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인기 많은 왓슨의 존재감을 더 키워주기 위해 날카롭고 냉정하고 장난기 없는 셜록이 점점 우스운 캐릭터로 변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시즌이 지날수록 그런 경향이 심했는데, 이번에 개봉한 유령신부 역시 나사 빠진 셜록의 모습만이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꽤 무게감 있는 배우로 느껴지는데 사람들은 그를 옆집 아저씨 정도로 생각한다. 검버배치의 평소 행동이나 이미지가 뭔가에 얽매이는 사람은 아니라 보여지지만 그의 연기 만큼은 깊다. 그가 연기하고 있는 셜록이 시즌이 지남에 있어 실망하는 건 초반 그가 보여줬던 광기, 분노, 완벽주의에 대한 편집증이 사라지고 점점 '실수'하고 놓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약한 모습을 연기하게 되는 거고. 









아무튼 이번 셜록 유령신부는 곧 선보일 시즌4의 프리퀄이었다. 죽은 모리아티 교수를 살리기 위한 굉장한 노력이랄까. 유령신부가 자살로 위장한 트릭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모리아티가 어떻게 살아있는지 시즌4를 봐야 알게 되어 버렸다. 게다가 셜록의 내면 속을 들락날락해서 연출조차 굉장히 어지러워서 영드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특별판이란 게 그 옛날 얘기를 껴넣은 정도겠지. 


암튼 셜록 부심 넘치는 팬덤이 형성되서 극장에 걸린 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조차 판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두고두고 생각해봐도 영드 셜록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대한 이상하리만치 높은 인기를 이해할 수가 없다. 초록사이트 유령신부 영화한에 댓글 달린 거 보면 앞으로 이러한 부심들은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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